
상담 센터 문턱까지 가는 게 왜 이렇게 힘들었을까
아이 때문에 고민이 깊어질수록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사실 몇 달 전부터 아이의 예민한 성격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처음에는 그냥 ‘아이가 좀 유별난가 보다’ 싶어서 넘겼는데,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조금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심리상담 비용을 검색해 보기도 하고, 지역에 있는 사설 센터들 가격표를 훑어보기도 했다. 상담 비용이 생각보다 천차만별이라서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기가 참 어려웠다. 어떤 곳은 1회 8만 원에서 10만 원, 또 어떤 곳은 15만 원을 훌쩍 넘기기도 하니 선택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웩슬러 검사라는 생소한 단어와 마주하다
결국 용기를 내서 예약한 곳은 집에서 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아동 발달 센터였다. 상담사 선생님은 아이의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해 보는 게 좋겠다며 ‘웩슬러 지능검사’를 권하셨다. 사실 나는 이 검사가 단순히 IQ를 측정하는 건 줄만 알았다. 그런데 설명을 들어보니 인지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면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검사라고 해서 일단 알겠다고 했다. 예약금으로 5만 원을 먼저 입금했는데, 이게 왠지 모르게 큰 숙제를 떠안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상담소 예약 전화를 마치고 나니 이상하게 속이 허전해서 근처 아동복 매장에 들렀지만, 정작 아이 옷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검사 당일의 묘한 긴장감
검사 예약일이 다가올수록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계속 고민했다.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그냥 놀러 가는 척해야 할까. 나는 결국 ‘선생님하고 재미있는 놀이를 할 거야’라고 얼버무리고 말았다. 지금 생각하면 이게 잘한 건지 모르겠다. 막상 센터에 도착하니 깨끗한 인테리어와 상담실 특유의 향이 훅 끼쳐 왔다. 아이는 낯선 장소라 그런지 평소보다 더 입을 꾹 다물었다.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벽에 걸린 아동 발달 관련 자료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음놀이터 같은 블로그에서 읽었던 내용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옆에 앉은 다른 부모님들은 아무렇지 않게 핸드폰을 보고 있었지만, 나는 왠지 모를 긴장감에 손끝만 만지작거렸다.
비용과 시간 그리고 남은 의문들
검사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다. 아이가 검사실에 들어간 뒤 나는 꼬박 한 시간 반을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시간을 때우려 했지만, 결국 반도 마시지 못하고 남겼다. 검사 비용으로 총 30만 원을 결제했다. 이게 싼 건지 비싼 건지도 이제는 가늠이 잘 안 된다. 결과를 듣기 위해서는 또 일주일 뒤에 방문해야 한다. 결과를 듣고 나면 아이의 예민함이 좀 설명이 될까? 아니면 결과가 나와도 여전히 나는 답답한 마음을 안고 돌아오게 될까? 사실은 검사 결과가 나오면 지금보다 더 큰 걱정이 시작될까 봐 조금 겁이 난다. 차를 돌려 집으로 오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평소와 다를 게 없는데도 유독 마음이 가라앉았다.
해결되지 않은 생각의 끝
어린 시절의 발달 과정이 지금의 성격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이런 고민을 하는 게 부모로서 당연한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유난을 떠는 건지 자꾸 의문이 생긴다. 경기도평생교육원 같은 곳에서 부모 교육을 좀 더 찾아봐야 하나 싶다가도, 지금 당장 아이를 데리고 센터를 다니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는 생각이 든다. 상담이 끝나면 모든 게 정리될 것 같았는데, 막상 이렇게 과정을 거치고 나니 의문은 더 늘어난 기분이다. 다음에 센터에 갈 때는 아이에게 맛있는 간식이라도 사줘야겠다.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지도 모르겠다. 결과지를 받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기분이 조금 더 가벼워질 수 있을까?
아이가 기다리는 시간이 그렇게 길었다니, 저도 걱정이 많이 됐어요. 30만원은 부담이지만, 결과가 중요하겠죠.
아이의 놀러 가는 척 하는 모습이 생각보다 답답하네요.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이를 위한 간식 생각하니,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불안했었어요. 그때는 제가 좀 더 침착하게 아이를 다독여줬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