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를 오고 나서부터 뭔가 마음이 계속 불안정했다. 처음에는 그냥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점점 혼자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제일 먼저 떠오른 건 정신과 상담이었다. 근데 진짜 어디로 가야 할지 난감했다. 검색창에 ‘정신과’ ‘상담’ 이런 단어들을 막 넣고 보는데, 나오는 병원들이 어찌나 많은지. 강남 쪽으로 이사 왔으니 강남 정신과 이런 걸로 찾아보긴 했는데, 솔직히 이름만 들어도 좀 딱딱하고 무서운 느낌이 드는 곳들이 많았다.
솔직히 처음에는 ‘정신병원’이라고 하면 뭔가 입원하고, 막 강제로 끌려가는 그런 이미지가 먼저 떠올라서 겁이 났다. 당연히 나는 입원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냥 내 이야기를 좀 들어주고 전문가가 조언해주는 그런 상담만 받고 싶었다. 그래서 ‘정신과 상담’ ‘심리상담센터’ 이런 키워드로 다시 찾아봤는데, 이것도 종류가 너무 많은 거다. 심리검사를 하는 곳도 있고, 그냥 이야기만 들어주는 곳도 있고, 종류별로 다 다른 것 같았다.
처음에는 제일 가까운 곳으로 가볼까 했다. 신논현역 근처에 있는 곳이었는데, 외관이 병원이라기보다는 그냥 일반 건물 같아서 괜찮아 보였다. 그런데 상담 비용을 알아보니 첫 상담이 50분 기준 15만 원이라고 하더라. 솔직히 좀 부담스러웠다. 물론 내 마음을 챙기는 데 돈이 드는 건 당연하지만, 그래도 처음 가는 곳인데 그렇게 비싸면 망설여졌다. 그래서 ‘조금 더 알아보자’ 하고 결국 바로 가지 못했다.
며칠을 더 고민하다가, 이번에는 ‘강남세브란스병원’ 같은 큰 병원 부설 정신건강의학과를 알아봤다. 이런 곳은 그래도 좀 더 체계적이지 않을까 싶었고, 유명한 교수님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기 때문이다. 번아웃 관련해서 강연하는 내용도 봤는데, 장재용 교수님인가 하는 분이 번아웃 증상과 해결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셨다고 한다. 아이들 학업 성취와 정신건강에 대해 강연하는 김은주 교수님 이야기도 봤고. 그런데 이런 대학병원 정신과들은 예약 자체가 엄청 어렵다는 이야기도 많았고, 일단 가면 웨이팅이 길다는 말에 좀 지치기도 했다. 그리고 실제로 ‘정신과 강제입원’ 같은 이야기를 검색하다 보면, 일반 병원보다 이런 큰 병원들이 더 복잡해 보인다는 느낌도 받았다.
결국 어디를 가야 할지 계속 고민만 하다가, 그냥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우연히 예전에 알던 사람이 알려준 곳이 있는데, 거기는 가톨릭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 안에 있는 상담센터라고 했다. 일반 병원보다는 좀 더 편안한 분위기일 것 같았고, 비용도 대학병원보다는 합리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거기도 심리검사나 상담 프로그램을 따로 운영하는 곳들이 있어서, 어떤 프로그램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두어야 했다. 결국 나도 아직 여기를 가봤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계속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일단은 가까운 곳부터 시작해보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좀 더 멀더라도 검증된 곳으로 가야 하나 싶기도 하고… 아직도 딱 정하지 못했다. 그냥 마음이 힘들 때, 어디 가서 이야기해야 할지조차 모르는 게 제일 괴로운 것 같다.
강남 세브란스 병원도 체계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담센터에서 좀 더 편안한 분위기라는 점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