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다가 갑자기 멈춰섰던 날
갑자기 세상이 흔들린다는 기분 그날은 그냥 평범한 화요일 오후였다. 강남역 근처에서 볼일을 보고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지하철역 계단을 한 세 칸쯤 올랐을 때였나. 갑자기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냥 단순히 계단을 빨리 올라서 숨이 찬 게 아니었다. 몸 안쪽에서부터 누군가 비상벨을 울리는 것 같은, 그러니까 뇌가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야 해'라고 명령을 내리는 그런 기분 말이다. 멍하니 서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사람들이 너무 태연하게 지나다니는 게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 짧은 순간에 내가 대단히 잘못됐다는 생각만 머릿속을 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