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인 모를 두통으로 시작된 한 주
지난주부터 유독 뒷골이 땡기는 증상이 심해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잠을 잘못 잤나 싶어서 베개를 바꿔봤는데, 며칠이 지나도 뻐근함이 사라지지 않더라. 이게 그냥 피곤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어디 큰 병이 생긴 건지 잘 모르겠어서 덜컥 겁이 났다. 주변에서는 화병 아니냐고 농담처럼 던지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오히려 더 스트레스가 차오르는 기분이었다. 결국 동네에 있는 한의원을 예약해서 찾아갔다. 편두통 한의원이라고 검색하니 몇 군데가 나왔는데, 그나마 집에서 제일 가까운 곳으로 골랐다. 진료비는 초진이라 대략 2만 원 중반대가 나왔던 것 같다. 대기 시간은 30분 정도였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스마트폰으로 제 증상을 검색하느라 시간을 다 보냈다. 무슨 증상만 치면 꼭 무시무시한 병명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상담실에서 겪은 어색한 정적
진료실에 들어갔을 때, 한의사 선생님은 뒷골 통증보다 내 평소 생활 패턴을 더 궁금해하셨다. 사실 저는 단순히 침을 맞거나 약을 처방받고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심리 상담 치료라도 하듯이 요즘 무슨 고민이 있냐고 꼬치꼬치 물으셨다. 나는 그냥 회사 일 때문에 바쁘고 잠을 잘 못 잔다고만 했다. 그런데도 계속 마음 비우기나 스트레스 관리를 강조하시는데, 솔직히 좀 불편했다. 당장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 사람한테 마음을 비우라니, 그게 마음먹는다고 되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차라리 두통 클리닉이나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게 더 실질적인 해결책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해양치유 프로그램 같은 게 정말 효과가 있을까
한의원 복도에 걸린 팜플렛을 보니까 완도 해양치유 같은 프로그램 광고가 있었다. 바다나 숲에서 휴식을 취하면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내용인데, 글쎄. 물론 좋은 말이긴 한데, 지금 당장 뒷골 당겨서 죽겠는 사람에게는 너무 먼 이야기처럼 들렸다. 완도까지 가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나한테는 불가능한 옵션이다. 오히려 자율주행 이앙기 보급 소식처럼 기술이 사람의 노동력을 대신해 주는 게 더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사짓는 분들이 기계로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처럼, 나도 내 머릿속의 복잡한 기계 장치들을 자동으로 멈추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찜찜함
결국 침을 맞고 한약 파우치 몇 개를 받아 나왔다. 한약 가격은 생각보다 비싸서 주머니 사정이 조금 가벼워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창밖을 보는데, 마음이 편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멍해졌다. 진짜 화병인지, 아니면 그냥 목 근육이 뭉친 건지 아직도 확실히 모르겠다. 다음 주에 또 오라고 하셨는데,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다. 확실한 건, 침을 맞은 직후에는 조금 시원한 느낌이 들었지만 집에 오니 다시 뒷골이 묵직해지기 시작했다는 거다.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는 말을 숱하게 들었지만, 정작 그걸 어떻게 일상에서 실천해야 하는지는 아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것 같다. 오늘 한의원 다녀온 일이 정말 도움이 된 건지, 아니면 그냥 내 만족을 위한 시간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당분간은 그냥 일찍 자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완도 해양치유는 정말 멋진데, 저 같은 경우엔 몸이 너무 안 좋아서 그런 거 보면서 힐링하기 보다는 빨리 회복하는 게 더 필요하겠어요.
완도 해양치유 프로그램은 정말 멋진데, 지금은 제 머릿속 엉망진창인 상태라 오히려 더 답답한 느낌이네요.
침 맞고 한약 받아서 돌아오는 길에 멍해지는 느낌, 저도 비슷한 경험 있어요. 스트레스 해소 방법 찾기가 참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