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역 근처에서 약을 타 오던 날의 기억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상 어느 날부터인가 공덕역 5번 출구 쪽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유독 무겁게 느껴졌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출퇴근 길인데, 그날따라 유난히 그 계단들이 높게만 느껴졌던 것 같다. 사실 그때 나는 마포구 쪽의 한 정신과를 다니고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잠을 잘 못 자서, 혹은 가끔 찾아오는 이유 모를 불안함 때문에 가볍게 시작했던 일이었다. 그런데 막상 상담을 받고 약을 처방받아 들고 나오니 기분이 묘했다. 이게 정말 필요한 과정인가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진작 올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저 아메리카노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