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사주풀이 사이트를 기웃거리는 마음

밤늦게 사주풀이 사이트를 기웃거리는 마음

새벽마다 사주 사이트를 뒤지게 되는 이유

솔직히 말하면 요즘 밤마다 잠이 잘 안 온다.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는데, 막상 침대에 누우면 머릿속이 더 복잡해지는 거다. 특별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뭐랄까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건지 확신이 안 서서 그런 것 같다. 처음에는 그냥 재미 삼아 토정비결이나 띠별 운세를 찾아봤다. 올해가 닭띠 운세가 어쩌고 하는 글들을 읽으면 당장 무슨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마음이 쫄리다가도, 막상 읽고 나면 금방 잊어버리곤 했다. 그런데 이게 반복되니까 어느 순간 습관이 됐다. 새벽 2시, 3시가 넘어가면 왠지 모를 불안함에 검색창에 ‘취업운세’나 ‘재회부적’ 같은 단어를 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돈을 결제하라는 팝업이 뜨면 일단 멈칫하긴 하는데, 가끔은 정말 홀린 듯이 몇만 원 정도는 쉽게 쓰고 싶어지기도 한다.

무료 상담이라는 이름의 낯선 위로들

인터넷에 떠도는 무료 심리상담 같은 것들도 몇 번 들어가 봤다. 근데 막상 들어가 보면 뭔가 구조가 다 비슷하다. 처음엔 친절한 상담사 프로필이 나를 반기는데, 정작 내 속마음을 꺼내 놓으려니 화면 너머의 누군가에게 말한다는 게 영 어색했다. 실제로 며칠 전에는 109 자살 예방 상담 전화 번호를 한참 쳐다보기만 했다. 딱히 내가 당장 위험한 상태는 아닌 것 같은데,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다는 욕구는 왜 이렇게 강한 건지 모르겠다. 차라리 모르는 사람에게 내 고민을 쏟아내고 싶어서 마들랜 같은 곳도 기웃거려 봤는데, 접속 버튼을 누르기까지가 참 어렵더라. 막상 누군가 내 고민을 들어준다고 해도, 그 사람이 내 인생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머리로는 이미 알고 있어서 더 그런 것 같다.

타로와 사주가 주는 묘한 안도감

타로 연애운 같은 것도 꽤 자주 본다. 예전에는 타로 카드를 직접 뽑는 곳에 찾아가서 3만 원 정도 내고 상담을 받은 적도 있다. 그때 상담사가 했던 말들이 지금 생각해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뻔한 소리였는데, 그 당시에는 그게 왜 그렇게 위로가 됐는지 모르겠다. ‘조금만 기다리면 좋은 소식이 있을 거예요’라는 한마디에 며칠을 버텼던 것 같다. 가끔은 철학관도 기웃거려 본다. 내가 직접 발품 팔아 가기엔 무섭고, 앱으로 사주를 보는 건 왠지 정성이 부족한 것 같고. 결국은 매번 비싸지 않은 가격의 온라인 상담을 이용하게 되는데, 결과지를 받아보면 또 금방 시들해진다. 내가 나를 제일 잘 알아야 하는데, 왜 자꾸 낯선 누군가의 글귀에 기대려고 하는 건지 가끔은 스스로가 한심해 보인다.

사라지지 않는 막연한 불안함

최근에는 뉴스에서 안타까운 소식들을 자주 접한다. 관공서에서 벌어진 사건이나, 너무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소방관 이야기 같은 것들을 보면 가슴이 턱 막히는 느낌이다. 나도 가끔은 세상이 너무 팍팍해서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니까.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하지만, 막상 그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 자체가 나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오늘 밤에도 나는 또 습관처럼 띠별 운세를 검색하고, 닭띠가 올해 조심해야 할 것들을 읽어 내려가겠지. 그러다 보면 새벽 4시가 되고, 다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근 준비를 해야 할 거다. 이게 반복되는 일상이 정상인지, 아니면 내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고민들

결국 고민은 여전히 제자리다. 어제 친구랑 4시까지 통화하면서 쓸데없는 농담을 주고받을 때는 마음이 편했는데, 왜 혼자 있을 때는 이렇게 자꾸 땅을 파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정작 내가 듣고 싶은 말은 ‘너는 괜찮아’라는 한마디인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나는 답을 찾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누군가 내 불안을 잠시라도 같이 짊어져 줬으면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걸 아니까 오늘도 다시 창을 닫는다. 내일은 좀 다를까 싶지만, 아마 내일도 똑같은 패턴으로 하루를 시작하겠지. 답이 없는 질문을 계속 던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가도, 이렇게 글이라도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쓴다.

댓글 4
  • 마들랜 댓글들 보니까, 혼자 끙끙 앓는 게 얼마나 힘든지 다시 느껴지네요. 진짜 공감합니다.

  • 저도 타로 연애운을 자주 봤어요. 그때 상담사 말에 너무 의존했던 기억이 나네요.

  • 밤늦에 이렇게 사주 사이트를 보시는군요. 불안할 때 잠깐의 위로를 찾으려 드시는 건 당연한 일 같아요.

  • 밤늦에 상담 사이트들을 보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껴요. 혼자 있을 때 그런 불안함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